나의 조부님께. 친애하는 조부님. 저는 당신이 그토록 아꼈던 막내, 하나미치 사쿠라모모의 딸인 에이프릴 슈입니다. 내어 놓은 막내딸의 유일한 혈육 따위의 때늦은 인사를 반기실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제게도 친척이 있다는 치기 어린 기쁨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지난 오랜 세월동안 가족의 존재를 알지 못하고 부모 없이 천애고아로 자란 아이가 벌써 몇 년 후면 마법세계에서 어엿히 인정받는 성인이 됩니다. 시기적절하게도, 제가 가까스로 혈족을 찾은 이 때에 제가 있는 땅에는 가히 이 시대 최악의 마법사라 일컬을 수 있는 자가 죽음의 끝에서 돌아와 제 친우를 무참히 살해하고 자신의 부활을 널리 알리며 축배를 들었습니다. 만일 제 비천한 육신 하나만을 온존하고자 한다면 지금 당장 저를 이 곳에서 멀리 떨어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