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리첼] 직업
2016. 6. 20. 02:49ㆍ사이퍼즈/이글리첼
2016.01.31 오후 04:48
"난 언더 뮤지션이야. 언니는 작곡 담당이고. 넌 직업이 뭔데?"
어? 직업? 나한테 직업이란게 있었나? 이글은 당황스러웠다.
"난 지하연합 소속이잖아?"
"뭐? 그게 직업은 아니잖아. 따로 직장은 없어?"
방바닥에 드러누워있던 이글은 혼란에 빠졌다. 홀든 가의 막내 아들로 태어나 가정교사에게 초등교육을 받고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어엿한 성인인 스물 네 살 이글 홀든은 여태까지 직업이랄만한 것을 가져 본 적이 없었다.
"연합의 영웅은 서점 직원, 그 여자친구는 모델, 분홍머리 언니는 경찰. 넌 진짜 아무것도 안 했어?"
이글은 손을 내저었다.
"야 야. 걔네 다 그만 뒀어. 지금 다 백수야, 백수. 다 전직 서점 직원, 전직 모델, 전직 경찰이라니까?"
"수학자랑 토목 기술자도 있다면서."
"에헤이. 나이오비랑 도일이 일 나갔던 게 벌써 몇 달 전인지 몰라. 걔네도 사실상 백수야, 백수."
리첼은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
"뭐야. 그럼 너는 전에 가졌던 직업도 없어?"
"어, 어? 어... 어."
헉. 나, 진짜 백수잖아? 이글의 놀란 표정에 리첼은 한심하다는 시선을 보냈다.
"완전 명백하게 백수네. 이글 홀든."
"컥."
바닥에 달라붙어버린 이글을 뒤로하고 감자칩을 집어먹던 리첼은 문득 의문이 들었다.
"그럼 백수가 돈은 다 어디서..."
이글은 벌떡 일어나 리첼의 머리를 엉크러뜨리기 시작했다.
"오빠한테 자꾸 백수 백수 할래? 엉?"
"백수가 어딜 봐서 오빠야! 꺅, 내 머리카락!"
리첼이 이글에게서 벗어나려고 애를 쓰자 이글은 실실 웃으며 머리에서 손을 거두고 리첼의 양 팔을 잡았다.
"오빠라고 해 봐. 오. 빠."
"뭐? 절대 안 할거거든!"
"어엉~?"
점점 가까워지는 이글의 능글맞게 웃는 얼굴에 리첼은 지지 않고 눈을 마주쳤다.
"절대 안 한다니까!"
"뭐를?"
"오빠라고 부르는 거!"
"누구를?"
"널!"
"내가 누군데?"
"이글 홀든!"
"뭘 안 할건데?"
"아 너한테 오빠라고 하는거!"
이글은 픽 웃으며 팔을 놓았다.
"방금 불렀네?"
뭐? 리첼은 황당한 표정으로 이글을 쳐다보았다. 언제 실랑이를 벌였냐는 듯, 이글은 어느 새 만족스런 얼굴로 TV를 보며 감자칩을 먹고 있었다.
"야! 그게 어딜 봐서...!"
"야야, 저기 봐봐. TV에 진짜 좋은 거 나온다."
뭔데, 하고 바라본 화면에는 여성 속옷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이이익, 이글 홀드은!!"
"오빠라고 부르라니까 그러네."
이글은 입가에 웃음을 흘리며 리첼을 꼬옥 끌어안았다. 앞으로도 이럴 수 있기를, 이 전쟁이 끝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난 언더 뮤지션이야. 언니는 작곡 담당이고. 넌 직업이 뭔데?"
어? 직업? 나한테 직업이란게 있었나? 이글은 당황스러웠다.
"난 지하연합 소속이잖아?"
"뭐? 그게 직업은 아니잖아. 따로 직장은 없어?"
방바닥에 드러누워있던 이글은 혼란에 빠졌다. 홀든 가의 막내 아들로 태어나 가정교사에게 초등교육을 받고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어엿한 성인인 스물 네 살 이글 홀든은 여태까지 직업이랄만한 것을 가져 본 적이 없었다.
"연합의 영웅은 서점 직원, 그 여자친구는 모델, 분홍머리 언니는 경찰. 넌 진짜 아무것도 안 했어?"
이글은 손을 내저었다.
"야 야. 걔네 다 그만 뒀어. 지금 다 백수야, 백수. 다 전직 서점 직원, 전직 모델, 전직 경찰이라니까?"
"수학자랑 토목 기술자도 있다면서."
"에헤이. 나이오비랑 도일이 일 나갔던 게 벌써 몇 달 전인지 몰라. 걔네도 사실상 백수야, 백수."
리첼은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
"뭐야. 그럼 너는 전에 가졌던 직업도 없어?"
"어, 어? 어... 어."
헉. 나, 진짜 백수잖아? 이글의 놀란 표정에 리첼은 한심하다는 시선을 보냈다.
"완전 명백하게 백수네. 이글 홀든."
"컥."
바닥에 달라붙어버린 이글을 뒤로하고 감자칩을 집어먹던 리첼은 문득 의문이 들었다.
"그럼 백수가 돈은 다 어디서..."
이글은 벌떡 일어나 리첼의 머리를 엉크러뜨리기 시작했다.
"오빠한테 자꾸 백수 백수 할래? 엉?"
"백수가 어딜 봐서 오빠야! 꺅, 내 머리카락!"
리첼이 이글에게서 벗어나려고 애를 쓰자 이글은 실실 웃으며 머리에서 손을 거두고 리첼의 양 팔을 잡았다.
"오빠라고 해 봐. 오. 빠."
"뭐? 절대 안 할거거든!"
"어엉~?"
점점 가까워지는 이글의 능글맞게 웃는 얼굴에 리첼은 지지 않고 눈을 마주쳤다.
"절대 안 한다니까!"
"뭐를?"
"오빠라고 부르는 거!"
"누구를?"
"널!"
"내가 누군데?"
"이글 홀든!"
"뭘 안 할건데?"
"아 너한테 오빠라고 하는거!"
이글은 픽 웃으며 팔을 놓았다.
"방금 불렀네?"
뭐? 리첼은 황당한 표정으로 이글을 쳐다보았다. 언제 실랑이를 벌였냐는 듯, 이글은 어느 새 만족스런 얼굴로 TV를 보며 감자칩을 먹고 있었다.
"야! 그게 어딜 봐서...!"
"야야, 저기 봐봐. TV에 진짜 좋은 거 나온다."
뭔데, 하고 바라본 화면에는 여성 속옷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이이익, 이글 홀드은!!"
"오빠라고 부르라니까 그러네."
이글은 입가에 웃음을 흘리며 리첼을 꼬옥 끌어안았다. 앞으로도 이럴 수 있기를, 이 전쟁이 끝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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